제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아래 글 때문입니다.

http://blog.naver.com/lovetaehong?Redirect=Log&logNo=130091131924&from=postView


 이 글을 보고 나서 저는 방멱이니, 근축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비록 저 글 안에 걸린 링크에도 설명되어있지만, 설명이 부실한 듯 합니다. 그런데 이차곡선을 공부하던 중 좋은 자료를 찾았기에, 거기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방멱(Power), 근축(Radical Axis) 등에 대해 설명하고, 위 의문을 해결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다보면 이런 걸 배우게 되죠 : 두 원의 방정식


f(x,y)=x^2+y^2+Ax+By+C=0,~~g(x,y)=x^2+y^2+A'x+B'y+C'=0


이 교점을 가질때 실수 t(\ne -1)에 대해 f(x,y)-tg(x,y)=0은 교점을 지나는 원이 됩니다. 여기서 t=-1이면 이 식은 직선의 방정식이 되므로, 두 원의 공통현이 됩니다. 이것은 구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f(x,y,z)=x^2+y^2+z^2+Ax+By+Cz+D=0,
g(x,y,z)=x^2+y^2+z^2+A'x+B'y+C'z+D'=0


이 서로 만날때 실수 t(\ne -1)에 대해 f(x,y)-tg(x,y)=0

은 교집합(원)을 포함하는 구가 됩니다. 역시 t=-1이면 이 식은 평면의 방정식이 되므로 교집합을 포함하는 평면이 되겠지요. 그러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만나는 경우는 그렇다 쳐도, 두 원이 만나지 않으면 기하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하지요?"[각주:1]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 '방멱'(Power, 方冪)을 알아야 합니다. 

 이 단어를 우리말로 풀어쓰면 '방향곱'입니다.

 "그런데 평면에서 방향이라니, 갑자기 벡터가 왜 나오지? 그러면 방멱은 내적이나 외적이라도 된단 말인가..."

 어떻게 보면 그럴수도 있겠군요. 왜냐하면 방멱은 두 유향선분의 길이의 곱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잠시 유향선분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흔히들 선분의 길이를 따질 때는 두 점 사이의 거리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향선분의 길이를 따질때는 방향도 생각합니다. 예를 들도록 하죠. 세 점 A,B,C가 일직선상에 아래 그림과 같이 있다고 생각합시다.


[그림 1] 

위에서 A→B 방향을 (+)로 생각합시다. 여기서 유향선분 AB의 길이는 2가 되고, BA의 길이는 -2가 됩니다. 그리고 두 선분의 길이의 곱 AB×AC= BA×CA=10이고, BA×BC=AB×CB=-6입니다.


 유향선분의 부호에는 방향각에서 "시계방향이 (+)야!"와 같은 기준은 없습니다. 즉, 위 그림에서 A→B 방향을 (+)로 잡아도 되지만 B→A 방향을 (+)로 잡아도 문제 없습니다. 그리고 방향을 생각할 때는 일직선상에 있는 것들끼리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한 '두 유향선분의 곱'이 방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아닙니다. 방멱은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Definition 1. 어느 점 P와 반지름이 r인 원 O가 주어져있다고 하자. 여기서 원 O에 대한 P의 방멱은 OP^2 -r^2 이다.

 정의가 다소 뜬금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의한 것은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 방멱을 위 식과 같이 정의한 이유


 왼쪽 그림(P가 원 바깥에 있는 경우)을 보면, P를 지나며 원과 A,B에서 만나도록 직선을 임의로 잡으면, 유향선분 PA와 PB는 같은 방향입니다. 따라서 PA\times PB > 0이여야 합니다. 한편 OP와 원의 교점을 C,D라 하면 여러분이 중학교때 배웠을 원의 성질에 의해  PA\times PB=PC\times PD=(OP+r)(OP-r)=OP^2-r^2[각주:2]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그림(P가 원 내부에 있는 경우)을 보면, 유향선분 PA와 PB의 방향이 다르므로 PA\times PB < 0이고, 역시 원의 성질에 의해 PA\times PB=PC\times PD=(OP+r)(OP-r)=r^2-OP^2[각주:3]입니다.


 이제 위 의문을 해결할 때가 왔습니다. 해석기하학적으로 방멱은 원 f(x,y)=(x-a)^2+(y-b)^2-r^2=0과 점 P(x',y')에 대해 (x'-a)^2+(y'-b)^2-r^2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P의 원 f(x,y)=0에 대한 방멱이 원  g(x,y)=(x-a')^2+(y-b')^2-r'^2=0 에 대한 방멱과 같다고 해봅시다.

(x'-a)^2+(y'-b)^2-r^2=(x-a')^2+(y-b')^2-r'^2 \Leftrightarrow
[(x'-a)^2+(y'-b)^2-r^2]-[(x-a')^2+(y-b')^2-r'^2]=0

 여기서 우리는 위 의문의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두 원의 방정식을 뺐을 때 얻는 직선은 두 원으로부터 방멱이 같은 점들의 집합입니다. 우리는 이 직선을 근축(Radical Axis)라고 정의합니다.


Definition 2. 동심원이 아닌 두 원에 대해, 방멱이 같은 점들의 집합을 근축이라 정의한다.

위 직선식의 형태를 보면, (a_1-a_2)x+(b_1-b_2)y=k꼴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두 원의 중심을 이은 직선의 방향벡터는 (b_1-b_2, -(a_1-a_2)입니다. 따라서 원의 방정식을 빼서 얻은 직선은, 원의 중심끼리 이은 선분에 수직입니다.[각주:4]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Throrem 1. 근축은 두 원의 중심을 잇는 선분에 수직인 직선이다. [각주:5]

 물론 이와 비슷하게 구에 대해서도 방멱을 비슷하게 정의할 수 있고, 위와 비슷한 과정으로 두 구의 방정식을 빼서 얻은 평면의 방정식은, 두 구에 대한 방멱이 같은 점들의 집합(근평면이라고 부릅니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면의 방향벡터를 구해보면 원의 중심을 이은 벡터와 평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 나온 설명을 읽어보시면 Theorem 1이 증명되었다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만, 이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각주:6]

 "나는 해석기하를 이용한 증명이 맘에 들지 않아!"

 그런 분들을 위해 논증적인 증명도 소개할까 합니다. 잠시 위에 있는 해석기하학적인 증명을 배제합시다. 즉, 아직 Theorem 1과 이를 3차원으로 확장한 정리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생각합시다. 앞으로 제가 할 증명은 두 원이 만나는 경우와 만나지 않는 경우를 따로 증명합니다.

Proof of Theorem 1.[각주:7]


[Case 1] 두 원이 두 점에서 만나는 경우 



[그림 3] 두 원이 두 점에서 만나는 경우에 대한 Theorem 1의 증명


 우선 두 원 O, O'의 교점 A,B를 지나는 직선 위에 있는 점들은 모두 두 원에 대한 방멱이 같음을 보이겠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그 직선 위에 임의의 점 P를 잡고, O와는 C,D에서 만나고, O'와는 C',D'에서 만난다고 합시다. 그러면 중학교 때 배웠듯이 원의 성질에서 PC×PD=PA×PB=PC'×PD'입니다. 그리고 P가 원 O의 안에 있으면 역시 O'의 안에도 있고, 원 O의 밖에 있으면 역시 O'의 밖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선 AB상의 모든 점에서 O에 대한 방멱과, O'에 대한 방멱은 같습니다.


 그리고 점이 다른 위치에 있으면 방멱이 같을 수 없음을 보이겠습니다. 직선 AB 위에 있지 않은 점 Q를 생각합시다. 그러면 QA는 원 O, O'과 각각 E,F에서 만나는데 유향선분 QE와 QF는 길이가 다릅니다. 따라서 QA×QE와 QA×QF도 다르고, Q는 두 원에 대한 방멱이 다릅니다. 그래서 공통현에 있는 점에 대해서만 방멱이 같습니다. 그리고 공통현은 원의 중심을 잇는 직선에 수직입니다. 따라서 [Case 1]가 증명되었습니다.


[Case 2] 두 원이 한 점에서 만나는 경우

 위에서 직선 AB만 공통접선으로 바꿔주면 됩니다.


 여기서 좀 뜬금없을진 모르겠으나, [Case 1], [Case 2]를 입체로 확장하겠습니다. 이는 [Case 3]를 증명하는데 쓰입니다.

Lemma 1. 두 구가 교집합을 가질 때, 근평면[각주:8]은 원을 포함하는 평면이거나, 공통접평면이다.[각주:9] 그리고 근평면은 원을 잇는 직선에 수직이다.

Proof of Lemma 1.
 [Case 1]과 비슷하게 증명됩니다. 다만 원을 포함하는 평면(혹은 공통접평면)상에 있는 임의의 점이 구에 대한 방멱이 같은 점임을 증명할 때, 교집합(원)과 만나도록 아무 직선이나 긋고 방멱을 비교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수직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Case 3] 두 원이 만나지 않는 경우

  꽤 놀라운 테크닉을 사용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O를 포함하는 구 S와 O'를 포함하는 구 S'가 서로 만난다고 생각합시다. 그런 구가 있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림 4] 두 원이 만나지 않는 경우에 대한 Theorem 1의 증명

 그러면 Lemma 1에 의해 두 구에 대한 방멱이 같은 집합은 평면 α입니다. 여기서 평면과 원 O, O'을 포함하는 평면의 교선 l이 두 원에 대한 근축입니다. 왜냐하면 α는 S와 S'에 대해 방멱이 같으므로, l 위에 있는 점들도 S와 S'에 대해 방멱이 같은데, O가 포함되는 평면에서, S에 대한 방멱은 O에 대한 방멱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O에 대한 방멱과 O'에 대한 방멱이 같은 점집합이 정확히 l이란 것은 Lemma 1에 의해 보장됩니다. 

 또한, Lemma 1에서 α와 OO'은 수직이므로 l도 OO'과 수직입니다. 따라서 [Case 3]까지 증명되어 Theorem 1이 증명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근축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정리들과 Pencil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각주:10]



  1. 우선은 2차원, 즉 원의 방정식만 생각합시다. 지금 구까지 생각하려면 머리에 쥐 날수도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이 식에서 선분은 유향선분이 아닙니다! [본문으로]
  3. 이 식에서도 선분은 유향선분이 아닙니다. [본문으로]
  4. 두 벡터의 내적이 0이니까 수직이겠죠? [본문으로]
  5. 'Chordal Theorem'이라고 부릅니다. http://mathworld.wolfram.com/ChordalTheorem.html 를 참고하세요. [본문으로]
  6. 네, 제가 좀 그래요. [본문으로]
  7. 이 제목만 보고 성급하게 이것만이 Theorem 1의 정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해석기하학을 썼지만 더 짧은 증명을 이미 설명했습니다. [본문으로]
  8. '근평면'이란 말을 쓰고 있지만 평면이라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위의 해석기하를 이용한 증명을 배제한다면... [본문으로]
  9. 이것만으로 모든 경우, 즉 두 구가 만나지 않을 때도 두 구에 대한 방멱이 같은 점집합이 평면이라는 것이 증명되진 않습니다. [본문으로]
  10. 솔직히 이렇게 글 쓰니까 왠지 제가 허접이 된 기분입니다. 개념 설명을 꽤 잘 한것도 아니고(솔직히 이 글은 너무 장황합니다), 글 양식도 썩 만족스럽지 않고, 글에 진지함도 묻어나질 않는 것 같네요. 그렇긴 하지만 처음 글을 썼다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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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커리시